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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소개/선언문

선언문

 

우리는 노동을 하고 있습니까?

 

타투이스트는 의뢰인과 소통하며 단 하나의 디자인을 만듭니다. 그 디자인은 우리 타투이스트의 손을 통해 인체와 영원히 함께 할 그림으로 옮겨집니다. 우리는 이 노동의 과정을 통해 얻어진 수익만큼 정당한 세금을 낼 수 있는, 그런 ‘타투 노동자’이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어렵게 만드는 한국의 법과 편견들 앞에 다시 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제, 무거워서 저만치 내려놓고 외면했던 각자의 마음들을 ‘우리’가 되어 함께 짊어 지려고 합니다.



 

시대와 문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법·제도를 바꾸어 '일반 직업화'를 이루겠습니다.


타투가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비의료인은 타투를 할 수 없다는 판례는 오직 대한민국에만 존재합니다. 시대와 문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제도가 우리의 '노동'을 '노동'이 아닌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투이스트는 2015년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미래유망 ‘신직업’이자, 큰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우선 도입 대상 직업’입니다. 타투이스트는 해외에서 아티스트 비자로 활동할 수 있는 세계가 인정한 '예술가 직군'입니다.

 

 

 

오늘 우리는 ‘타투유니온’노동조합 설립을 통해 정당한 '노동자'의 지위를 득하려 합니다.


나아가 시대를 따라 잡지 못하는 법·제도를 개선하여 타투의 ‘일반직업화’를 이루고,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워 나가겠습니다. 우리의 노동을 어지럽게 규정 짓는 것들과 우리가 스스로 채우지 못했던 부족함까지 함께 바꿀 것입니다.

 

 


타투이스트를 위한 정기건강검진을 만들겠습니다.


혼자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편한 우리가 ‘타투 유니온’으로 묶이고, ‘우리’가 되어야만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겠습니다. 직장에 고용되어야만 노동자가 되는 것이 아니듯이, 직장에 고용되지 않았지만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노동자의 정기건강검진과 산업재해로부터의 돌봄을 ‘타투 유니온’이 만들어 내겠습니다.

 

 


가장 완성도 높은 위생 및 감염관리 가이드를 만들겠습니다.


의료계와의 협업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위생 및 감염관리 가이드를 만들고 배포하겠습니다. 모든 국가와 도시가 자체 규정을 가지고는 있지만, 타투만을 위한 최적화 된 규정은 드뭅니다. 편의에만 치우친 실효성 없는 규정이나 외과수술실에 준하는 과도한 규정을 조율하여 현실적이고 완벽한 위생 및 감염관리 가이드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자유로운 열람과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보건과 안전가이드를 확보하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규정의 부재’로 인해 만들어진 사회의 염려가, 우리의 약점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안전하고 공정한 산업을 준비하겠습니다.


일반 직업화 이후 대면하게 될 것들에도 대비하겠습니다. 노동자를 배제한 채 산업만을 성장만을 추구하다가, 어느 시점에 몰려오는 대립과 분쟁을 모든 분야에서 보아왔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미리 예방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산업은 탄생이 늦은 만큼 먼저 본 것들로부터 대비할 여유가 있습니다. 산업의 확장에 앞서, 적법한 노동 시간 제안,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공정한 고용문화의 정립 등을 위한 발빠른 준비를 하겠습니다. 더 나은 노동자이기 위해 스스로가 존중 받고 보호 받을 수 있는, 준비된 산업화를 이끌어 가려합니다.

 

 


타투이스트를 위한 법률 자문/지원단을 구성하겠습니다.


현실에 맞지 않는 법·제도로 인하여 모든 타투이스트들은 법의 보호 밖에 놓여 있습니다. 타투 관련 문제에 특화된 법률 자문/지원단을 구성하고 상담콜센터를 운영하여 법적인 불이익으로부터 조합원을 안전하게 보호하겠습니다.

 

 

 

우리의 늦은 탄생을 오히려 장점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타투유니온'이 하려고 합니다.


법제도 개선 여부와 관계 없이 타투와 관련한 모든 이론과 규정, 타투이스트의 보호 및 복지까지 세계 시장에서 가장 앞선 타투 문화의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전세계 타투시장이 주목해야할 진보적 화두를 던지겠습니다.이제 우리가 진짜 ‘우리’가 되어 하나씩 만들어 나아가야 할 차례입니다.

 

 

 



2020년 2월 27일
화섬식품노조 타투유니온지회 창립총회 참가자 일동